| 위기의 주부들 시즌2 ‘로스트(LOST)’가 시즌 2 DVD 박스셋으로 돌아왔으니, ABC 드라마 쌍두마차의 다른 한 편인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이하 ‘위주’) 시즌 2도 역시 나올 때가 되었습니다. ‘로스트’와 ‘위주’는 전혀 다른 소재와 장르의 드라마지만, 시즌 1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고, 그 덕에 드라마 분야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던 ABC 방송국의 위상을 제고시켜 주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두 드라마 모두 시즌 2에선 시즌 1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해 2년차 징크스(Sophomore syndrome)를 못 벗어 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현재 미국에선 시즌 3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 인상적이었던 오프닝도 함께 돌아왔습니다 ‘위주’는 왜 그렇게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을까요. ‘4명의 중년 가정 주부들이 겪는 일상사’라는 소재 자체는 그다지 폭발력이 있는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4명의 주부들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 가브리엘 – 여전한 섹시미가 돋보입니다. 드라마 전체가 그녀의 패션쇼처럼 느껴질 만큼 의상도 화려하네요 ☞ 르넷 –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가는 캐릭터. 시즌 1에서 전업주부들의 고단함과 상실감을 대변했다면, 시즌 2에선 워킹맘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줍니다 ☞ 브리 – 완벽주의자 브리는 시즌 1에서 뿌렸던 씨앗을 거두기 바쁩니다. 항상 흐트러짐이 없었던 그녀가 분노할 때의 모습은 마치 환타지 영화에서 데빌의 모습을 보는 듯 하네요 ☞ 수잔 – 여전히 연애생활이 순탄치 않은 수잔. 상대적으로 에피소드가 좀 심심해 보이는 시즌 2입니다 각각의 주인공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한편으론 전형성 이면의 의외성 또한 잘 조합되어 있어 매우 입체적인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밉지만 미워할 수 없었던 가브리엘 솔리스를 볼까요? 그녀는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사치스러우며, 남 앞에서 과시 하기를 즐깁니다. 그래서, 예전 모델 생활할 때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했을 때 어떻게든 임신한 티를 안 내기 위해 무리하게 돌체 & 가바나의 제일 작은 사이즈 드레스를 고집하죠. 임산부에겐 위험한 일임에도, 이틀을 굶는 한이 있어도 친구들 앞에서 살찐 티를 낼 순 없다고 집착하는 모습이 바로 가브리엘 솔리스라는 캐릭터의 전형성입니다. ☞ 여자의 자존심은 어떤 것보다 강하다. 중세 여인들이 코르셋을 입듯 어떻게든 옷에 몸을 맞추려고 노력을... ☞ 그녀의 그런 노력에도 모델 시절 친구들은 한 눈에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아봅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고 할까요 그러나, 친구들이 돌아간 후 모델 친구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에 전혀 적응할 수 없었다고, 이제 자신도 변한 것 같다고 브리에게 고백하죠. 어떻게 보면 평범한 에피소드지만, 그 고백의 주인공이 가브리엘이기에 이런 진지함은 상당히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브리엘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의외의 진지한 분위기를 보여준 다음, 꽉 낀 D&G 드레스가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뒤뚱뒤뚱 펭귄 걸음으로 방을 나서는 가브리엘의 모습은 순간적인 폭소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주인공들의 이런 복합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면들이 ‘위주’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시즌 2에서 가브리엘이 가장 진지해지는 장면은 이 에피소드 다음에 이어지지만, 스포일러 성격이 강해 자세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위주’의 제작진들은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 위에 낚시성과 양반성을 함께 얹었습니다. 4명의 주부들이 겪는 소소한 일상사(라고 하기엔 좀 극단적인 경우들이 많지만)에 ‘매리 앨리스의 자살 미스터리’라는 나름 심각한 떡밥을 심어 둔 것이 시즌 1의 이야기였습니다. 시즌 1의 이야기에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정말로 잘 직조되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일상사와 미스터리가 한데 어울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었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위주’는 ‘로스트’처럼 대형 원양어선의 길을 택하지 않고, 시즌 1 내에서 매리 앨리스에 관련된 미스터리의 대부분을 해결합니다. 시즌 1 피날레에 완전한 결말이 나지 않아서 시즌 2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을 유발시키긴 하지만, 요새 이 정도 낚시는 정말 애교수준이죠.
시즌 2에선 시즌 1과 같은 구성을 취하기 위해서, 시즌 1 막판에 새롭게 비밀을 가진 캐릭터들을 투입합니다. 베리 애플 화이트와 그녀의 아들이 바로 그들이죠(참고로, DVD자막엔 ‘와이트’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발음상으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굳이 그렇게 표기할 필요 있었나 싶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즌 2의 스토리의 응집력과 폭발력이 시즌 1에 비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면, 전 그 책임의 대부분은 애플 화이트 일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새로 투입된 애플 화이트 모자. 약간 억지스러운 설정 같아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온 캐릭터인 탓에, 주인공들의 기존 삶에 뿌리 박혀 있던 매리 앨리스의 경우보다 전체적인 스토리 융화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매리 앨리스에 관련된 이야기가 ‘일상속의 미스터리’를 훌륭하게 구현했다고 한다면, 애플 화이트 일가의 이야기는 ‘미스터리를 위한 미스터리’로 느껴졌다는 거죠. 물론, 시즌 2 중반을 넘어가면서 점점 주인공들의 삶과 연관성을 찾아 들어가고 주인공들은 또 다시 ‘탐정놀이’를 시작하게 됩니다만...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위주’ 시즌 2는 여전히 흥미로운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4명(에 거의 타이틀롤로 승격된 ‘이디’까지 포함한 5명)의 일상사 자체가 매우 스펙타클하기 때문입니다. 상황도 상황이지만, 그 상황에 대한 대응 방식들이 때로는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만들고, 때로는 같이 박수 치며 그 기발한 착상에 감탄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시즌 2에서 가장 흥미롭게 지켜 본 캐릭터가 바로 르넷 스카보입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시작한 탓에, 또 주위에 워낙 ‘워킹 맘’들이 많은 탓에 쉽게 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일과 가정(특히 아이들과의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때론 안쓰럽지만, 그녀 특유의 社內 정치술과 순간 순간 닥치는 문제들을 풀어내는 꽁수들을 보면, 그녀가 왜 잘 나갈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그녀의 반만 닮아도 직장생활 잘 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_^;). ☞ 왠수 같은 상사 니나, 속타는 마음도 모르고 즐거워 하는군요 르넷 스카보의 수많은 솔루션 중 하나를 살펴 볼까요? 르넷은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회사 사람들 모두 그녀의 옷을 걱정하네요. 그녀가 가진 정장들은 다 오래되고 아이들 덕분에 일정 부분 손상을 입은 그런 옷들입니다. 자존심이 상한 르넷은 그 날 당장 정장 몇 벌을 구입합니다. 그녀는 흰색 정장에 특히나 만족하죠. 그러나, 남편은 앞으로 아이들에게 들어갈 돈이 얼마인줄 아냐며 환불해오라고 바가지를 긁습니다.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르넷. 그러나 다음 날 출근해서 자신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다들 아르마니 정장으로 무장(?)하고 있는 모습을 본 후, ‘그래 딱 한번만 입고 환불하자’고 마음을 먹고 새로 산 흰색 정장으로 갈아 입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프리젠테이션에 임하던 중, 그녀의 상사 니나가 스커트에 있는 가격표를 발견, 그 자리에 때어 주는 군요. 아! 이젠 환불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난처해진 르넷 스카보.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탈출할까요. 그렇습니다. 그녀는 ‘얻으려면 먼저 주어라’라는 오래된 격언을 현실에 적용합니다. 그녀는 흰색 정장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옷들은 최신형 골프채로 바꾸어 왔습니다. 처음엔 이성적으로 반대하던 남편도 (광고인 답게) 매력적인 카피를 남발하며 한번 휘둘러만 보라는 아내의 청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한번 풀 스윙을 해 본 남편은 이미 ‘우리가 행복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아내의 감언이설에서 벗어 날 수 없습니다. 이건 마치 풀HD LCD TV를 지르려고 하나 가족의 반대로 눈물을 머금고 있는 DP인들에게, 냉장고 또한 디오스로 업그레이드하면 된다고 가르쳐 주는 듯 합니다(물론 자금은 2배가 들겠지만). 시즌 1에서 깔아두었던 복선들은 씨앗이었습니다. 시즌 2에선 그 복선들이 무럭무럭 자라 주인공들에게 새로운 제약 조건으로 다가옵니다. 수잔은 자신에게 총을 겨누었던 제크 때문에 델피노와의 연애전선에 지장이 생기고, 르넷은 가장이 되어 집안 경제를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브리는 남편의 죽음에 관련되지 않았냐는 의혹을 사고, 가브리엘은 교도소에 있는 남편과 뱃속의 아기라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적응하려 노력합니다. 이런 문제엔 항상 방해꾼이 등장합니다. 수잔에게는 자신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서 놀려대는 이디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까 고민하는 브리에게는 반항심 가득한 아들이 방해꾼입니다. 가브리엘에겐 만만치 않은 수녀님이 라이벌로 등장하고, 르넷에겐 니나라는 직장 상사의 ‘갈굼’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최대 적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그녀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살려 각자 다른 색깔의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그 해결책들은 때론 기발하고, 때론 발칙합니다. 그녀들의 삶의 애환에 동참하여 같이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시즌 2도 피날레에 당도합니다. 이야기의 미스터리 구조는 분명 시즌 1보다 약해졌지만, 주부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이토록 유머러스하면서도 흥미롭게 (특히나 저 같은 노총각들의 공감을 얻어가면서!) 꾸며나갈 수 있는 드라마는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기의 주부들’ 시즌 2.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_^ DVD Quality 시즌 1은 출시 당시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드라마 타이틀 중 하나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로스트’와 더불어 AV와 서플먼트, 모든 면에서 드라마 타이틀의 기준을 한층 높여주었었죠. 안타깝게도 이번 ‘위주’ 시즌 2는 시즌 1보다 드라마의 내용 뿐만 아니라 타이틀의 퀄리티면에서도 한 단계 다운그레이드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AV퀄리티에선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시즌 1 때의 화질, 음질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어차피 음질은 현재 스펙에서 어느 정도 상한선이 분명하니까 시즌 1의 평가 그대로 가져 갈 수 있겠습니다. (데니 엘프만이 만들어 더욱 화제가 되었던) 테마 음악의 현악 파트의 질감이 잘 살아나는 사운드는 무난한 편입니다. 반면, 화질의 경우는 타이틀의 화질은 여전함에도,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인지 그다지 성에 차지 않습니다. HD에 눈을 버린 탓도 있겠지만, 장면에 따라 윤곽선의 디테일이 무너진다던지(그렇게 원경을 잡은 샷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배경에 디지털 노이즈가 보인다던지 하는 단점이 눈에 거슬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기본기는 충실한 타이틀이기에 프로젝터로 감상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서플먼트가 간소해 졌다는 것입니다. 본편 6장에 서플먼트 1장이 추가된, 일반적인 구성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시즌 1에서 꽤나 즐겁게 감상했었던 음성해설이 하나도 수록되지 않았다는 건 상당히 의외입니다. 제작-기획자인 마크 체리의 달변으로 진행되는 음성해설의 부재와 더불어, 시즌 1에서 볼 수 있었던 톡톡 튀는 감각의 독특한 서플먼트기획(예를 들어 오프라 윈프리가 등장하는 ‘Opera Winfrey to the new neighbor’와 같은) 이 안 보인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시즌 2의 서플먼트들은 다른 드라마 타이틀과 비교했을 때 양과 질에서 크게 모자랄 것은 없지만, 역시 또 크게 특출 날 것도 없습니다. 전체 서플 메뉴를 보면서 이야기 하죠. 첫번째, ‘Marc & Mom’은 시리즈의 기획자이자 제작자인 마크 체리와 그의 어머니가 나오는 인터뷰입니다. 시즌 1의 각종 서플먼트에서 이 시리즈 기획에 자신의 어머니가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 했던 것을 기억해 보면, 꽤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서플먼트입니다. 다음, ‘Directing Desperate Housewives’는 에피소드 ‘There’s something about a war’에 관한 제작 다큐입니다. 16:33로 분량이 짧은게 아쉽네요. ‘Desperate Role Models’은 예전 TV시리즈에 등장하는 ‘Housewives’와 ‘위주’의 주인공들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노배우들의 인터뷰가 인상적입니다. Fashion & Couture’에는 화려한 의상이 빛나는 시리즈 답게 의상감독과 여배우들의 의상에 관한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고, ‘Juicy Bites’에는 주인공들이 선정한 명장면들이 나옵니다. 인터뷰와 클립 모두 짧아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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